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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저편의흔적들/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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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2백아도조행2 친구야 우린 그동안 갯바위 너머 아스라이 져가는 저 노을을 잊고 있었지. 이렇게라도 마음을 비우고 이 고도(孤島)에 묻히듯 몸을 맡기고서야 우리네 인생 끝자락 같은 노을을 만나게 되었구나. 지금껏 저 갯바위 너머로 조금은 소박한 맘으로 욕심내어 서보려 했지만, 물때 섭리에 순응해야 했기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네. 결국은 저만치 물러서서 갯바위 너머를 갈망해야 하는 아쉬움만 들었지. 그러나 순응함으로써 아쉬워하는 우리에게 이렇게 갯바위 너머의 황혼을 만나게 되지 않았는가. 다만, 우리가 저 처절하도록 아름다운 황혼만 같을까 하는 두려운 생각이 드네. 저 낙조처럼 우리네 삶도 결국은 져버리고 말 나이인데... 우리가 져가며 끝자락에 남길 흔적은 과연 저만큼이나 아름다울 수 있을까 하네. 해피한 친구.....
갯바위에서 광어 낚시 부자들은 가난한 자들을 두려워하고 가난한 자들은 부자를 무서워하지요. 그렇지만 내가 아는 낚시꾼들은 말이죠, 내가 백인이든 아랍인이든 신경 쓰지 않아요. 비싼 옷을 입었든 싸구려 장화를 신었든 오로지 물고기에만 몰두하죠. 강과 이 낚시에만 말입니다. 낚시꾼들에게 유일한 미덕이란, 인내와 관용, 겸손뿐이지요. 그래서 좋아요. 물고기 한 마리를 잡으려고 보통 몇 시간이나 기다리나요? 열두 시간? 어떤 때는 백 시간도 더 기다리지요. 사실과 수치를 믿는 사람에게 효율적으로 쓰인 시간인가요? 당신은 바람과 빗줄기와 추위 속에 계속해서 기다리죠. 형편없는 성공률에도 불구하고요. 왜 그럴까요? 왜냐하면 당신도 믿음을 가진 사람이니까요. 그리고 결국 당신의 믿음과 노력은 물고기로 보상을 받지요. 믿음과 낚시를 위해...
소이작도의 삼치 소이작도의 삼치(2022.09.12) 손가락바위 포인트에 도착하니 중 날물이다. 광어 포인트로 이름이 알려졌기에 28그람짜리 금색 루어스푼을 장착해 장타를 날렸다. 사리 물발이라 루어가 흐른다. 전면 각도부터 9시 방향... 10시 방향... 2시 방향.. 3시 방향... 각 방향으로 열심히 캐스팅을 했다. 그러나 반응은 감감.. 광어가 좋아하는 빨간색 4인치 그럽웜으로 교체해 완전히 바닥을 긁으며 릴링을 했으나 입질이 전혀 없다. 초들물이라면 웬만한 광어 포인트에서는 한두 번이라도 입질이 있을법한데 감감무소식이다. 이 손가락바위도 이젠 옛말이 되었나 보다. 아직 수온이 높아서 그런가?... 저 멀리 보이는 낚싯배도 조과가 시원찮은지 이리저리 자리를 옮긴다. 옮길 때마다 바람에 실려오는 경유 매연이 역겹..
20211108 부러진 루어대 부러진 루어대 산 능선 아래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 정경에 이곳을 지날 때마다 다시 한번 가슴이 뛰곤 합니다. 포인트로 내려가는 구불구불한 진입로를 내려갈 때는 차창을 내려 심호흡을 몇 번씩이나 길게 해 보곤 하지요. 철바람에 실린 숲 속 내음과 바다 내음을 맘껏 음미하기 위해서입니다. 물이 많이 빠져나가는 8 물때라도 중 날물이 되어야 드러나는 여 포인트인지라 당장은 진입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서둘러 차에서 장비를 챙겼습니다. 출조 때마다 그랬지만 설렘과 기대로 마음이 급했나 봅니다. 입동을 하루 앞둔 이른 아침 녘이라 제법 날이 쌀쌀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습니다. 장비를 챙겨 서둘러 바닷가로 나왔지만 아직 바닷물이 백사장까지 충만했습니다. 정면으로 저 멀리 드러나야 할 여 봉우리조차도 드러나 ..
20210626 덕적도 서포리 20210626 덕적도 서포리 조행기 9시 10분쯤 덕적도 진리항에 배가 도착하자마자 서포리로 들어가는 마을버스를 서둘러 탔다. 산길을 20여분이나 굽이굽이 달려 선착장 입구에서 내렸다. 소나무 숲을 거쳐 불어오는 해풍이 시원했다. 한적한 오솔길을 잠깐 내려가니 곧 시야에 푸른 바다와 끝없는 백사장이 펼쳐졌다. 8 물의 12시 간조 물때라 썰물이 이미 많이도 빠져나간 상태다. 서포리선착장 쪽을 향하는 발걸음이 바빴다. 광어의 활성도가 좋은 끝날물에서 초들물 사이의 두 시간 남짓한 낚시 시간을 맞추려니 마음이 분주했다. 둥글 바위 너머 갯바위 아래로 이미 물이 많이 나간 상태였다. 중 날물에서 끝날물을 향하는 8물의 썰물인데도 물발이 그리 세지가 않았다. 저 멀리 본류 쪽을 향하여 28그람짜리 스푼을 달아..
소야도 이야기2.. 마베부리에 부는 높바람 소야도이야기2.. 마베부리에 부는 높바람 지난 10월9일 갓섬에 들어 갔다가 나오면서 금년엔 이것으로 마지막이라고 생각 했었는데, 채 한 달도 못되어서 지난 토요일 또 들어가고야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소야도에 대한 짝사랑인가 봅니다. 섬에 도착해 보니 이미 중날물이 지나는터라 비교적 가까운 창구섬 포인트로 향했습니다. 장군바위가 떡하니 버티고 서있는 작은 창구섬.. 덕적과 소야도를 드나드는 배들의 안녕을 위하여 장군바위는 그렇게 지켜서고 있나봅니다. 간조가 가까워서야 바다가 갈라지며 사람의 진입을 허용했습니다. 마침내 들어가면서 감회가 일더군요. 소야도 출입할 때마다 멀리서 바라보며, 언젠가 꼭 들어가야겠다 생각했던 포인트였기 때문입니다. 끝날물부터 초들물 때까지 있다가 두 세 시간만에 나와야하는 섬 특..
20191010소야도 이야기..갓섬의 점농어 10여년전에 새겨졌던 ‘소야도의 붉은 찔레꽃’ 추억을 되살려 보기 위하여, 작년 11월에 모처럼 소야도를 찾았었습니다.그러나 흐른 세월만큼 많이 변한 마을 모습에 추억만 퇴색 시킨채, 그나마 변함없는 바닷가와 갯바위만  실컨 헤매다 돌아왔었지요.   그 뒤로도 떨쳐 버릴수 없는 미련 때문이었는지, 금년 들어서까지 서너 차례 더 드나들게 되었습니다.  때뿌루해변  죽노골해변에서 본 때뿌루 포인트  죽노골에서 본 뒷목섬 포인트  텃골쪽에서 본 갓섬과 간뎃섬 포인트  마베부리 산등성이에서 내려다 본 빨간등대 포인트  빨간등대 포인트의 예쁜 점농어  마배부리 산등성이 대나무숲길  마배부리 바로전 우럭 포인트  덕적도 일몰  소야덕적대교 야경    이번에도, 빠르게만 흘러가는 이 가을을 놓치면 안되겠다 싶어, 9..
20190826 구봉도의 짧은 조행기 2물에 간조가 새벽녘이니 내가 어찌 좋아하지 않으랴. 더구나 처서處暑도 지나서 조석으로 선선하니 말이다. 그동안 곁을 쉬 줄 수 없었던 갯바위라 서먹함마저 들고 괜히 마음이 분주했지만, 오랜 친구 만나는 설렘으로 아직은 어두운 새벽 공기를 가르며 차를 내 달렸다. 빠른 내 발걸음으로 족히 2-30분은 들어가야 내가 좋아하는 포인트가 나온다. 채비는 되도록 간단히 꾸렸다. 장타 날릴 30그램 스푼을 장착한 8피트 미듐라이트대와, 1/8온스 지그헤드에 빨간색 4인치 웜을 장착한 또다른 8피트대을 들고 서둘러 진입했다. 아직 간조에서 물이 돌기 직전이라 마음의 여유를 가졌다. 마침 동녘에서 예쁘게 떠오른 해님을 바라보며 반갑게 셔터를 눌렸다. 물이 돌기 시작하니 서풍이 불어줬다. 갯바위엔 나홀로였지만, 친구 ..
20181110 소야도 11월의 이야기 ^음원 실행이 안될 때는 위 버튼을 누르세요 소야도..11월의 이야기 2008년 6월이었으니까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당시 부천팀의 우째등 몇 몇 아우들과 도마아우의 보트를 타고 선상 및 워킹 조행을 했었습니다. 1박2일의 꿈같은 조행후 '소야도의 붉은 찔레꽃'이라는 제목으로 조행기를 올렸었지요. 그 조행기 말미 에필로그에 다 짓지 못한 시 한 편을 남기며, 언제일지 모르지만 소야도에 붉은 짤레꽃을 만나러 또 갈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맨 몸으로 낚시대 없이.. 그러면서 미완성 시 구절을 완성 시키겠다고 .. ‘아픔’ ‘자학’이란 시어 대신 ‘희열’‘행복’이란 시어로 완성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언덕길 돌담에 가시 박힌 가녀린 몸 늘어뜨리고 면벽수행(面壁修行)을 하는가. 자학하며 아팠을까? 그래서 ..
[조행기] 양아지 신진도 송년모임.조행 2015.12.13 신진도송년모임.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