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에 끼었던 바다안개가
아침 봄 햇살에 견디질 못하고 걷혀져간다.
푸른 바다를 거침없이 가르는 배 뒷전의
하얀 포말이 싱그럽게까지 느껴진다.
그건 분명 산들 봄바람이 불어 그렇게 느껴졌으리라.
우린 배 뒷전 난간 벤치에 앉아
늦은 아침 식사를 김밥으로 한다.
거기에다 캔 맥주에 소주 한 잔씩 하니
부러울 것 없는 한 끼 식사다.
방아머리를 뒤로하고 배가 바다로 점점 나갈수록,
예의 버릇대로 잠깐이나마 즐거운 상념에 잠겨본다.
저 멀리 영흥도 앞바다쯤에서 통발을 놓는
어선 한 척이 아름답게 시야에 스크랩된다.
그것 또한 따스한 봄 햇살로 그렇게 느껴졌으리라.
너무 때 이른 섬 갯바위 출조.
아우들의 철딱서니 없는(?) 설렘의 행작에,
같은 철부지가 되어 함께 들떠보는 거다.
아우들은, 올 한해 충만한 추억 만들기를 위한
탐사 출조라고 생각하는가 보다.
평일에 내기 힘든 귀중한 하루 시간.
허비하지 않기 위해 인천에서 제일 가까운
자월도를 선택했다.
섬이 한적하다.
먼저 진모래 쪽으로 차를 몰았다.
벌써 중 들 물이라 서둘러 갯바위로 향한다.
갯바위 못미처의 지형은 철만 맞는다면,
금방 광어라도 걸어 낼만큼 좋아 보이는 포인트다.
갯바위를 타고 제각각 자리하고 캐스팅에 들어간다.
우측 저 멀리 먹통도 하얀 등대가 보인다.
잔잔한 파도에 봄 햇살이 요란하지 않게 부서진다.
참 따뜻하다.
산들 바람이 불어오고...
릴링하며 오랜만에 행복감을 맛본다.
바다를 마주할 때마다 느끼는 예의 행복감과는 또 다른,
봄 바다만의 섬세하고 따스한 행복감이다.
여성스런 자월이란 섬 이름처럼...
그러나 어찌하랴...
아직 바닷물은 차기만 한데...
좋은 풍광 분위기대로라면 금방 큰 놈 우럭을 걸어내겠건만.
맨 먼저 옆의 장단 아우가 손가락만한 우레기를 걸어낸다.
도대체 말이 드문 장단 아우는 한자리에서만 한다.
한수... 두수...세수... 네수...
그 옆에 있던 술탱구리 아우도 자리를 옮기자마자
우레기 한수하고...
우째 아우는 끌어올리다가 터트리고.. 얼마나 큰 놈이기에...
파파짱은 입질도 못 받고.
만조가 다 되어 물이 차올라 퇴로가 걱정이라 철수한다.
아쉬운 마음에 마바위로 진입을 한다.
그럴듯한 전설이라도 서려있을 뜻한 바위에 풍광이 좋다.
여름엔 우럭으로 그래도 재미를 본다는 곳이다.
역시 그림은 좋지만, 모두들 입질은 못 보았다.
절대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여야만 즐기리라...
오후 3시 50분 여객선 시간 맞추어 서둘러 철수한다.
배 들어오는 한 1-2십분 틈새 시간이 아까워서
부둣가에서 낚시질을 한다.
속절없는 일이지만...
방아머리로 향하는 여객선 배 뒷전 벤치에 앉아,
�따라오는 갈매기 떼들의 한가로운 비행을 스켓치해 본다.
배 스쿠류에 이는 하얀 파도에 오후 햇살이 부서지고,
그 위에 갈매기가 비행하는 작은 추억거리의 그림을...
그리고 이름처럼 수더분하게 예쁜 섬 자월이를,
좋은 계절에 다시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때는 와일드하게 대쉬하여 정복하리라...ㅎㅎ
그리고 그날 밤엔 탁주 한 사발 기울이며,
교교히 흐르는 검붉은 달빛을 즐기리라.
자월紫月이! ....
기다려라.....
출조 기념으로 오랜만에 커피 한 잔 올립니다.
*방장님의 빠른 완쾌를 기원합니다!!
바다루어닷컴 댓글
흑범 |
난 커피 몬무써요... |
2008/03/20 | |
피쉬헌터 |
이젠 슬슬 준비 해야죠 ㅎㅎ |
2008/03/20 | |
크라시마 |
작년에 마바위 잠시 들어갔었는데, |
2008/03/20 | |
꿰기/조호영 |
꽝이시란 야그데...넘 멋지게 쓰신걸요...ㅋㅋㅋ |
2008/03/20 | |
안산물개 |
흐아~ 조행기가 한편의 시를 적어놓은듯한... 조행기 잘보았습니다.^^ |
2008/03/20 | |
순호박 |
한편의 시로군요, 하하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
2008/03/20 | |
일단 던져.. |
헉.. 울 할머니가 사시는 섬.. 자월...^^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깐.. 좀 새롭네요...^^ 가구싶다..자월..ㅠㅠ |
2008/03/20 | |
파파짱 |
우와...벌써 300명이나 봤넹!!... |
2008/03/20 | |
맨털 |
형님 잘 계시죠?? |
2008/03/20 | |
쏘갈 |
낚시를 모르는분이 이글을 읽으면 이해가 될랑가...? |
2008/03/20 | |
日就月將유재영 |
꽝이란 야그네....... |
2008/03/20 | |
토종(김 훈택) |
딸랑이성은 언제 갔다온겨? |
2008/03/20 | |
라이파이 |
저나 안 했기 때문에 "꽝" 친겨.... ^_____^ |
2008/03/20 | |
파파짱 |
월장은 그 아픈 마음...꽝!...정곡을 찌르고 있넹..ㅋㅋ |
2008/03/20 | |
日就月將유재영 |
토종, 오늘은 땡땡이 쳤을껄..... |
2008/03/20 | |
파파짱 |
토종..어제 인천팀 ㅇㅅㅇ모임에서 |
2008/03/20 | |
(회포)권혁주 |
파파성님 자월이는 집에 없었나봐요 ? |
2008/03/20 | |
옥색물결 |
파파짱 형님..원래 조행기는 "꽝" 조행기가 진국이여요..ㅎㅎㅎ |
2008/03/20 | |
장 단 |
조행기 올라왔네요~^^ |
2008/03/21 | |
땅꼴 |
파파짱형님!!!! 말씀이 쬐끔 ^^; |
2008/03/21 | |
파도리 |
멋진 글과 그림 음악... 잘 감상했습니다. |
2008/03/21 | |
새나루지기 |
잘 댕겨왔다는 야그잖여..^^* |
2008/03/21 | |
게바라(희망봉) |
형님.... 자월이는 여름이 지나야.... 좀 나긋해집니다. |
2008/03/21 | |
람세스 |
자월이년은..작년에.. 싼타형님이... 꼬셔놔서리... |
2008/03/21 | |
재키 |
좋은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
2008/03/21 | |
진도사랑 |
즐거운 하루였내요.....부럽습니다,, |
2008/03/21 | |
꿈꾸는물 |
형님 부럽습니다 캬~오 자월이 ... |
2008/03/21 | |
왕피천 |
파파짱님! 그때나 지금이나 技釣솜씨보다 글솜씨가 좋고 이미지솜씨 또한 우월하오!!! |
2008/03/21 | |
꼬마도깨비 |
한편의 수필을 보는듯한.. 편안한 글입니다. |
2008/03/22 | |
파파짱 |
왕피천형님 오랜만이네요... |
2008/03/22 | |
얼찌미 |
아름다운 그림에 멋진 글입니다. |
2008/03/22 | |
우드 |
잘보구 감니다. |
2008/03/23 |
?
우레기 싸이즈가 영~~~~
올해는 더 많은 조사님들께서
자월로 향하시겠네요..
쬐금 빠른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
이루다...제명에 몬살쥐...히이~
댓글도 7명씩이나...
역쉬...괴기 사진과 회묵는 사진 안 올려도 호응이 졸라 좋으넹...ㅋㅋ
자월이년 덕 좀 보넹... ㅎㅎ

올핸 자월에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별일난 줄 아럿네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갈때는 조나 한번씩 해주고가!
못갈때가 더 많겠지만,
토종은 맨날 바쁘면서...
글구 꽝은 꽝이여 ㅋㅋㅋ
쓸개주 마시고 밤에 너무 무리해서
오늘 땡땡이 친 거 아님가? ㅋㅋ

있으면 빈손으루는 안보내는디....
모 다른건 안주던가요 ?
꽝출조였던 아니었던 중요치않은 출조였었던 같아요~
낮가림 많은 동생 챙겨주시느라고 신경많이써주신 파파짱형님, 우째형님..
담에 만날때는 꼭 형님이라고 부를께요~ ㅎ
운전하느라고 고생했던 술탱구리동생.. 담에는 대박기원하고~
세차 잘 했는가 모르겠네~ ㅋ
개인적으로.. 정말 기억에 남는 출조가 될것같아서 맘만은 뿌듯하네요~ ^ ,.^
그년(자월이)이 잘 챙겨주시던가요 ㅋㅋㅋ
저도 자월이 만나러 얼른 가보고 싶네요....^^;
아마 요즘 같아선 손 한번 잡기도 어려울거예요.
보통 앙칼진 게 아니어서....^^
형님 조행기를 보니 그림이 선~합니다.
멋진 조행기 고맙습니다.... 음악도^^.... 덤으로 커피까지...
형님.. 커피. 향이 좋군요.......^^
오랜만이구려! 여러장르를 다니다 다시 루어로 여러분을 뵙고싶읍니다.백두산,칠성가리 여러분 다시뵙고 싶읍니다. 조만간 상면합시다.
음 조행기가 아니라 글이란 느낌이 팍팍 드네요.. ㅎㅎ
재미있게 잘봤구요,, 담에 도 기대할게요~
건강은 어떠신지요?
남항에서의 손맛 생각이 나네요...ㅎㅎ
언제 한번 다시 물가에서 뵙지요.
잔잔한 수필 한편 읽은 느낌입니다.
따라오는 포말을 생각하며.......
들려오는 힘찬 엔진소리에
멍하니 하루를 생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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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만 보이서리....
가슴 설래게하는 조행깁니다.
그림도 좋구요....
봄처녀들의 가슴이 설래듯
조사들은....
긴 겨울을 이겨내고....
추억의 바다를 기다림에....
가슴이 설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