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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저편의흔적들/살며생각하며

'심야토론'보며 군에 간 아들 생각에...

 

어제 KBS심야토론을 보았습니다.

군필자 가산점 문제로 토론이 격렬하더군요.

뭐 냉철히 말해서 쌍방이 격렬했다기보다는.. 사실 ‘가산점을 줘야한다’ 라는 찬성입장의 전원책 변호사가 격렬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토론을 보면서..특히 전원책씨의 말을 들으면서, 군에 간 아들애의 생각이 너무 나서 혼났습니다.

여성 패널 남윤인순씨가 “가고 싶은 군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라고 하니까, 전원책씨가 격렬하게 “나 참..말씀을 그렇게 하시면 안 되지요?.. 이 세상에 가고 싶은 군대가 어디 있습니까?” 라고 하데요.

아들애가 군에 갈 때 모습과 100일 휴가와 첫 정기휴가 나왔다가 귀대할 때의 모습이 눈에 선하더군요.

결국 그 야심한 밤에 못 먹는 소주 후레시로 한 병 까고 말았습니다.

 

그 변호사의 말대로 이 세상에 군대에 가고 싶어서 가는 사람은 아마 한명도 없을 겁니다.

내 옛날 경험으로는 입영열차가 떠나는 순간부터 혈기왕성하고 자유분방해야할 젊은이의 자유는 제약 되는 겁니다.

우리 애 입대할 때보니까 춘천 쪽의 102보충대로 직접 버스 타고 가더군요.

그 애는 아마 그 보충대 정문 들어서는 순간에  어쩔 수 없이 자유를 당분간 포기했겠지요.

세월이 좋아져서... 요즘은 만2년만 하면 전역을 하는데, 그 2년 동안 자기 혼자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군에 갔다 온 남자들만 아는 일이지요.

군에 갔다 온 남자들은 제대한 후 세월이 수십 년이 지나도 군대 꿈을 꿉니다.

그 군 생활 기간이 인생에 최대의 뭣한...지울 수없는 세월이 아닌가요.

지금까지 나는 군번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논산군번 126*4020!!

 

근데...

이 글을 쓰면서 울 아들 늠 생각이  또 납니다.

어제 일요일이라 모처럼 그 애한테 병영내의 착신자 부담 공중전화로 전화가 왔는데, 벌써 군입대 한 지 10개월이 넘어가면서 상병 진급 언급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내 가슴을 시리게하는 얘길 하더군요.

 

저번 휴가 나왔을 때에 부사관 지원을 위하여 서류를 해 갔는데, 대대뿐만 아니라 연대의 관계 상관들과 면담을 또 했답니다.

상병 진급하고 결정되면 부사관 훈련을 받는답니다.

그전에 잠깐 집에 다녀 간다하고요...

 

그 늠이 왜 이 아버지 가슴을 시리게 하냐고요?

나는 그 애의 부사관 지원을 반대하거든요.

아무리 요즘 군대가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부사관이 간부라 하더라도.. 명령에 죽고 사는 군인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일반사병들 보다는 조금 어떨지 모르지만..

 

그보다도 이 애를 내가 군에 가기 전에 좀 더 여유롭게 뒷바라지해서 재수까지 안가도록 하고 대학에 강제라도 보냈더라면...하는 자책감 같은 게 남아있습니다.

그 애도 다 커서 이제 자기 인생 자기가 알아서 챙기겠지만, 애비로서는 평생 지우지 못할 그 뭣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근데...이 늠...자기 말로  적응은 잘 한답니다.  ㅎㅎ...

 

오늘부터 일주일간 유격훈련이래요...

애를 위해서 기도할 랍니다.

 

가산점?

줘야지요... 당근....

 

글 끝을 맺을려니까...왜 노무현대통령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네요.

그 양반 내가 근무한 12사단 을지부대 선배거든요.

그래서 전에...

“군대가서 섞는다...” 라는.. 뭐 이런  거침없는 말씀을 하셨나?

 

참...우리 애는 이기자부대에서 뺑이칩니다. ㅎㅎ

 

아들 애 관련 글을 올리면 이 노래를 같이 올립니다.

 

Isla Grant ; My Home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