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07시 30분 영등포 발 무궁화호 열차를 탔습니다.
간밤의 시화 앞바다에서의 무리한 조행으로 피곤하여 눈을 붙였지만,
창가에 배치된 좌석에 앉은 나는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여행이라서 그럴까...
열차가 교외로 달릴수록 차창 밖에는 가을의 황금 들녘이 펼쳐졌습니다.
이 풍경을 바라보는 내 무딘 감성에도,
벌써 영동 깊은 산허리자락에서 휘날려온 빨간 낙엽이 내려와 앉았습니다.
도착할 역이 내륙 산간 지방의 처음 가보는 영동역입니다.
그러나 이여행이 가을서정만을 읊조릴 처지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폐의 혈관에 피가 엉겨서 재입원했다는 방장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전화 통화 때 아무렇지도 않은 투로 “한 일주일 입원하면 된데요” 라고 했지만,
그는 이 깊은 가을에 또 다른 병을 앓는 시간을 혼자 병실에서 보내고 있지요.
이미, 인간의 생사를 주관하는 신(神)의 구원의 재량에 의존해야만 하는 그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이 없음을 또 다시 안타까워해야만 했습니다.
아마 있다면 신에게 하는 염원을 담은 기도뿐일 텐데...
그 기도엔 그를 위한 간절히 실천하는 작은 행위라도 동반되어야 신께 상달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 숙연히 눈을 감았습니다.
차창 밖에 펼쳐지는 가을 서정을 애써 외면하며...
영동...그리고 산행 풍경
열차가 영동에 도착하여 역사를 나오니 ‘호랑이’아우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영동 시가지에 노랗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 가로수가 이채롭더군요.
영동IC에서 10시에 만나기로 한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내달리며 아우에게 물으니,
예상하지 않았던 철부지아우 부부가 왔답니다.
역시 ‘몸빵’에 동참하기 위해 그들 부부는 쉽지 않은 시간을 기꺼이 냈나봅니다.
화천에서 온 투가리 부부와 직장 동료직원, 대전에서 온 초담, 평택에서 온 철부지 부부,
김천에서 온 호랑이, 그리고 파파짱 이렇게 8명이 산을 올랐습니다.
내(川)로 바다로 낚시 대를 들고 낚시를 가야 했을 사람들이 배낭을 메고 산을 올랐지요.
우리는 2-3인을 일조로 3개조로 나뉘어 각각 하나씩 맡은 산봉우리를 오르며,
낚시할 때의 취미로의 사냥 본능이 아닌,
어떤 숭엄한 의무감에 이끌리어 약초 ‘와송’을 찾았습니다.
가을 산바람은 시원하기도 했지만...아직 가을 햇살은 따가워
금방 땀이 배낭을 멘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양지바른 바위주변에만 자생하는 ‘와송’.
갯바위에서 포인트를 찾듯 우리는 산 바위에서 ‘와송’ 포인트를 찾아 헤맸지요.
여름에는 푸르던 잎들이 벌써 빨갛게 채색되어 군락을 이뤘는데...
약효가 제일이라는 이 때쯤이라 이미 사람의 손을 탔는지 꽃대가 오른 쓸 만하게 큰 ‘와송’은 좀처럼 눈에 띄질 않았습니다.
한 점이라도 더 캐어야만 할 텐데!...
병원에서 처방한 항암제와 더불어 달팽이 엑기스에 의존하여
지금까지 무사히 살아온 방장이 의욕을 보여 복용하기 시작한 또 다른 약재인 ‘와송’...
신이 자연을 통해 인간에게 부여한 약재를 구하여 복용함으로 그가 이기려는 의욕을 보이고 있지요.
그런 그가...이기려는 그가... 갸륵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그의 갸륵함을 긍정하며 미력하나마 한 손을 내밀어 부축하고 싶은 마음으로
우리는 그 ‘와송’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야만...神도 조금이라도 어여삐 여기시어 은총을 내리지 않으실까...
벌써 산 하나를 오르고 내려와 주변에 있는 ‘투가리’ 일행을 점심을 먹기 위해 불렀습니다.
보기 드문 현상이지만 술이 없었습니다.
각자 준비해온 김밥과 식수로 간단하게 요기를 했지요.
뭐가 그리 급한지...충분한 휴식도 없이 우리는 부리나케 다시 ‘와송’을 찾았습니다.
모두들 한 점이라도 더 캐려는 마음이 한결 같았나 봅니다.
더구나 갑장인 ‘투가리’의 직장 동료인 총각의 열심에는 감사한 마음이 더 들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모두들 작지 않은 비닐봉지로 한 가득씩 채워갈 때쯤에
다른 산을 타던 ‘호랑이’아우의 하산을 명하는 전화소리를 듣고서 우린 하산을 했습니다.
역시 금강 쏘가리를 잘 잡는 ‘호랑이’아우는 다릅니다.
‘와송’ 군락지와 큰 것이 있는 포인트를 잘 아는 아우는 꽃대가 제법 큰 것들로 한 가득 캤더라고요.
채취한 것들을 모두 모으니 제법 되었습니다.
박스에 들은 것을 들어본 ‘철부지’아우와 ‘호랑이’아우는 무게가 한 30키로는 될 거랍니다.
우선은 방장이 겨울 내내 복용할 것은 되겠다는 이야기들과 더불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약효가 일 년 중 제일 좋다는데... 겨울 지나 내년 여름까지 복용하게 하려면...아직은 못해도 한 30키로 정도는 더 있어야 될 텐데..
갑장 친구들과 아우들을 불러 간단히 의논을 했습니다.
금년 겨울을 지나 내년 와송 채취를 할 만한 시기까지 방장이 복용하려면 더 채취해야하는데...한 번 더 와야 하는 거 아니냐?
그래서 다음 주 일요일 한 번 더 산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특별한 약속들...
원래의 계획은 출조공지 게시판에 공지를 걸어 많은 인원을 동참케 하여 한 번에 채취를 끝내려 했었습니다.
그러나 방장이 하도 만류를 하는 바람에 양아지 갑장들과 경자년 쥐띠 아우들에게만 쪽지를 보내어
산행에 동참할 사람들을 모으게 된 것이지요.
날짜가 임박해서 갑자기 쪽지를 보낸 탓일까...선 스케줄들 때문에 부득이 더 많은 인원을 모을 수가 없었지요.
그래도 모두들에게 고마웠습니다.
쪽지로...리플로...전화로...격려와 응원을 보내주고...괜히 미안해하고...
다음 기회를 약속해 주고...
인천 팀 모임 때에 ‘탄노이’아우와의 대화로,
인천 팀장인 ‘오리발’아우와 부천 팀장인 ‘하늘소’아우에게 이번 산행이 노출되며,
다음번에 기꺼이 동참하는 데에 협조하겠다는 격려를 들으며 고마워도 했었습니다.
또 갑장인 ‘토종’은 생업으로 참석치 못한 미안함으로 저녁 비용을 대겠다는 전화
격려에 마음 한 쪽이 찡함도 느꼈습니다.
모두들의 염원과 정성이 이런데...
방장은 무조건으로 일어나야한다!
우리를 굽어보시는 신께서도 우리의 염원의 기도를 꼭 들어주실 것이고!
비록 부끄러운 작은 행위가 실린 기도일지라도....
갑장‘초담’이 대전역까지 차를 태워줘 같이 타고 오는데...
‘호랑이’아우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새 김천인 집으로 가서 채취한 ‘와송’을 다듬었는지...
“형님...흙을 털어내고 저울에 달아보니까...28키로가 나갑디다.” 합니다.
28키로! ..비록 적을지 모르지만 정말 귀한 것이리라.
대전역에서 입석인 무궁화호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두 시간여를 서서 올라오면서...다음 주에 또 있을 특별한 산행에 마음이 뜨거워지며,
동참해 주고 격려해 준 모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동참해 준 갑장 친구들...아우님들...고맙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다음 기회에 동참 약속해 준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관심 가져준 회우 여러분들 모두 고맙고요!
모두들 사랑합니다!!
*방장님 빨리 쾌차하길 기원합니다!!!
바다루어닷컴 댓글
?

고생하셨구요, 흘린 땀방울만큼 보람도 느끼셨겠네요......^^*
축하 드립니다. ^^*
산행 모임공지는 안돼나요....?
바루컴 홧팅~~~ 방장님 홧팅~~~우리횐님들 홧팅~~~
혹 산으로의 추가 조행,,, 계획 없으신가요???
있다면 참석하고 싶습니다....^^;;
부러운 산행이었네요 ^.^
고맙고, 감사합니다....
언능 나아서... 배로 갚아야쥐~~~~
또 달았네요. ㅎㅎ
요즘 눈팅들만 하고 댓글들 안 달아주는데...댓글 달아주어서 고맙구먼유~~ㅎㅎ
무조건으로다 언능 완쾌 하세유~꼭~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방장님 빨랑나으세요.....


형님..
내년에 또 가실 거죠???
님들의 사랑이 좋은결실로 다가올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수고에 방장님은 완쾌로 꼭 보답 할겁니다.ㅎㅎㅎ


부러운 산행이었네요 ^.^
채취하신 와송을 다시 작업하시지 않으실려면 전지가위나 일반가위를
가져가시어 미리 깨끗한 부분에 절단을 하시여 채취하시면 두번 손이가는
수고를 덜수가 있고 뿌리를 남겨 둠으로해서 내년을 기약할수 있습니다..
꾸지뽕 군락지는 대개의 경우 산 중턱에 돌이 많이 흘러내리는쪽이 군락을 형성 하고 있지요...필요하시면 연락....경남쪽입니다...
맨털님과 흑범님이 앞서니뒷서니 하는 사진에 발밑에 있는 풀이 부처손이라는
약초 같은데....항암효과를 시험청에서 인정 받은 약초입니다
제가 사진상으로 볼적에는 확
파파짱 |
물고기 낚는 조행기가 아닌 산행을 이곳에다 올려서 죄송하네요. |
2008/10/07 | |
호랑이박의엽 |
수고 하셨습니다 |
2008/10/07 | |
단디 |
정말 수고들 하셨습니다^^ |
2008/10/07 | |
시미러브 |
형님들의 열의에 감사드리고 또한 제자신이 부끄럽습니다. |
2008/10/07 | |
투가리 |
역시 꾼들은 산이면 산! 물이면 물! 뭔가달라도 마이달라....... |
2008/10/07 | |
천사깨비 |
고생해써~~~~!! |
2008/10/07 | |
초 담(이종구) |
수고들 했습니다. 즐거운 산행.. 좀 일찍갔더라면 좋았을걸... 이미 선객이 |
2008/10/07 | |
라이파이 |
애 썼어... |
2008/10/07 | |
맥가2버 |
형님의 글을읽고서 마음이 숙연해짐을 느낍니다. 함께하지못해서 죄송합니다. 일주일 뒤일요일에는 무슨일들이 있을지는 몰라도 일단은 한발담구고서, 별일없기를 기원합니다.분명히.아니....틀림없이 훌훌 털고 일어나실겁니다. |
2008/10/07 | |
물빛다루 |
수고많으셨습니다...^^* |
2008/10/07 | |
통일아빠 |
마음이 찡합니다. 너무들 수고하셨습니다. |
2008/10/07 | |
m5 |
너무 너무 수고하셨읍니다 .... |
2008/10/07 | |
【완전군장Ω】 |
형님들의 노고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
2008/10/07 | |
장비 |
형님들의 아름다운 산행이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
2008/10/07 | |
씨킹 |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
2008/10/07 | |
魚心어심 |
박수를 보냅니다!! |
2008/10/07 | |
빈닭 |
너무들 수고하셨습니다. |
2008/10/07 | |
하느리 |
수고하셨습니다.... |
2008/10/07 | |
칠성가리 |
아우님들 정말 감사하네요.........수고 많아 습니다 |
2008/10/08 | |
日就月將유재영 |
수고들 허셨네... |
2008/10/08 | |
흑범 |
2차 산행은 함께합니다! |
2008/10/08 | |
낚수쟁이 |
형님들,,,고생하셨습니다.... |
2008/10/08 | |
백두산(나영호) |
따뜻한 마음이 아웃님들과 같이 보냅니다... 감사하고 수고 많았습니다....^^ |
2008/10/08 | |
별빛바다 |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형님, 형수님... |
2008/10/08 | |
승현아빠 |
뭉클합니다. 부디 그 정성들이 모여 방장님께서 병마와 힘차게 싸우시길 기원합니다. |
2008/10/08 | |
강바다 |
고생 많으셨습니다. |
2008/10/08 | |
캐드 |
바쁜와중 힘든시간 내셔서 다녀오심에 함께 하지 못한 마음 너무 송구스럽습니다... |
2008/10/09 | |
개삐 |
형님 눈물이 날려고 하는이유는 뭘까요? 고생하셧습니다 |
2008/10/10 | |
도마 |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엔 동참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님들에 염원이 꼭 이루어지길 힘내여 봅니다 ~~^^* |
2008/10/11 | |
악동이 |
수고하셨습니다...형님들의 따듯한 마음... |
2008/10/11 |
옥색물결 |
감동의 물결이... ^^* |
2008/1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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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맨털아우가 올린 사진과 중복된 것이 있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
저번 산행보다 양은 더 훨씬 많았는데..
가뭄으로 말라서 키로 수가 약 28키로 뿐이랍니다.
그래도 만족합니다.
고생하신 모두들께 감사합니다.
참...조행기가 아니고 산행기라 읽는 회우분들께 죄송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