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망각저편의흔적들/조행기

[조행기] 환희!...꿰미에 어울리지 않는 시화 삼치



몇 년 전 가을인가.. 현실도피로,

한동안 꽤나  바다를 찾곤 했었지요.

그때 바다는 아무조건 없이 날 받아주곤 했습니다.

 바닷가에 나가서 밤새껏 낚시 대를 휘둘렀지요.

그러다 동트는 새벽을 맞았습니다.

날이 밝아 올 때서야 낚시 대를 접으며

두려움으로 다시 다가오는 아픈 일상을 맞곤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새벽녘.

‘턱!’하는 입질의 둔탁한 쾌감과 동시에,

 은빛 번쩍이는 필사의 몸부림으로

 검푸른 물살을 가르며 딸려오는,

기막힌 파이팅의 환희를 만났습니다.

 

그 후... 늦가을까지.

 통트는 새벽녘마다

감사하게도 그 환희를 만나곤 했지요.

그러면서 침묵하는 것 같은 그 바다가..

그 자연이 주는 엄숙한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는 용기 내어 일상의 아침을 맞게 되었지요.

 

 

여러 해가 지나며..

매년 가을 이맘때쯤이면 못 견디게

그 환희를 만나고 싶어집니다.

올 가을엔 유난히 더 그렀습니다.

아마 작년 가을을 잃었기 때문인 것 같네요.

 그때처럼 아프고 고독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벌써 여름부터 꼼짝 못하는 일상 때문에

벼르다가는 쉽게 못나갔습니다.

사실 핑계이겠지요.

30분만 내달리면 찾는 방파제 바닷가인데..

두 번 정도 시도 했다가 실패했습니다.

 그때처럼...환희를 맞을, 새벽을 열지 못한

게으름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4일전 새벽에...드디어.

죄스런 맘으로 바다를 나갔지요.

한결같은 감동이 밀려 왔습니다.

8피트 로드에 3등분한 카드채비에 막스픈을 달아서

 검푸른 바다를 향해 던졌습니다.

'Phil Coulter'  의 'The Spinning Wheel'.. 곡처럼

빙글빙글 릴링을 했지요.


세 번째 캐스팅에..

턱!...하는 둔탁한 입질!

팽팽한 라인의 긴장...

동시에 활처럼 휘는 로드...

2000번 릴이라 그런지 불안할 정도로

무겁게..그러나 은빛 몸부림으로 딸려오는 

기막힌 환희를 낚았습니다.

몇 년 전 가을 어느 날 새벽녘에

기적처럼 맞은 그 환희를 다시 만났습니다.


그리고 연이은 히트...

.

.

몰입하는 새벽 두 시간

기도시간 같았습니다.

그리고 경건한 감사가 되었지요.

밝아오는 日常이....

 

 

 

집에 돌아오는 차 속에서

Tammy Wynette의 이 노랠 들었습니다.

그 당시엔 왜 그렇게도 이 노래가 좋았던지..ㅎㅎ

“.......

이리로 와서 내 곁에 누워서
함께 동트는 새벽을 맞이해요.

.....

이 밤이 지새도록 나와 있어줘요.

.....

과거는 이미 흘러 간지 오래고
미래는 알 수가 없는 거예요.
홀로 있다는 것은 너무도 슬픈 것이
밤이 지새도록 나와 있어줘요.
음음음...

....

그대여...홀로 있다는 것은 너무도 처량해요.
이 밤이 지새도록 나와 있어줘요. 우우 후...
.....
이 밤이 지새도록 말이죠.


  



Helf Me Make it Throught the Night -Patti Page (패티 페이지)








 Tammy Wynette x

 

 

 

 파파짱

 

첫번재 이미지는 제 사진이 아니고..
포토앨범인가에서 불펌했습니다.
주인공님께 미안하고요...너무 멋있습니다. ^^*

그리고 제 블로그에 묻어 놓았다가 일반게시판에 올리려다가,
그래도 삼치 구경 오랜만에 했기에 조행기에 올려봅니다.
좋은 하루들 되세요.

2007/10/05
 감시자(이구선)

은빛 삼치 멋지네요..
들려오는 음악과함께 잘보고 들었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2007/10/05
 밍크고래

파파짱님 안녕 하시죠? 시화에서 한번 뵈야 하는데요~벌써 1년 넘었어요~ ^^*

  2007/10/05
 휘수

멋진 조행기...
이 아침의 저의 책상에 향기를 뿌려 놓는것 같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2007/10/05
 황쏘가리

아~ ...조행기 멋나게 쓰셨네요.
삼치 ??? 그것 꿰미에 껴도 그런데로 봐줄것 같은데요.
음악도 괜찮고요. 음악과 함께 잘 읽고 갑니다.

  2007/10/05
 꾸랙잼

새벽녁에 일어나 뜨는 해를 바라보면서 낚수를 한다는게 참 낭만적이지만.. ㅠ.ㅠ 너무 힘들어서 저도 상상만 합니다 ^^ 고놈 삼치들 참 빛깔이 이쁘네용 ^^

  2007/10/05
 루맨

파파짱형님~ 멋진 조행기 잘 봤습니다 ^^

  2007/10/05
 토종짱

노래잘듣고갑니다,,,가슴이.ㅇㅇㅇㅇㅇㅇ

  2007/10/05
 옥색물결

나두, 몰입해 봐야쥐... 기도하는 마음으로..ㅎㅎㅎ

  2007/10/05
 소낙비

멋진 조행기입니다. 자주 글 대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07/10/05
 흑범

덕분에 좋은 향기 맏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2007/10/05
 소닉

파파짱님 글에는 항상 음악이 흘러서 좋습니다 ^^

  2007/10/05
 여의주

글에서 멋쟁이 냄새가 폴폴 납니다.

  2007/10/05
 악어(樂漁)

노래, 무자게 좋네요.

  2007/10/05
 맨털

방파제 삼치낙수의 참맛을 즐기시는 형님..

멋지십니다...^^*

  2007/10/05
 푸르니(심규삼)

히히..
지도 해 보고 싶어지내요...

언젠간 하고 말거야~~~

  2007/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