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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저편의흔적들/조행기

[조행기] 도비도 출조 풍경





도비도 출조 풍경

 


깊은 가을을 등진 채 도망치듯 내달렸습니다.


낙엽 한 장 내 맘에 떨어져


가을 내내 병 앓아버릴 것 같아서일지도 모르지요.




도비도 가는 길...


짧은 해 질 무렵이라 서둘렀죠.


내참~ 이렇게  쪼ㅈ기듯 가야 하니...


그래도 순수해지는 기쁨이 있으니...




부두에 도착해서 바다를 보고 나서야


 잊으려 했던  가을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그래서인지 비스듬히 기운 햇살의 파편들에,


바다물결이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늦은 터라 택시보트를 타고 예의 그 섬엘 들어갔습니다.


아직 서녘에 노을의 잔영이 남았기에


서둘러 루어 대를 휘둘렸지요.


나도 모르게 이미 마음에 한 움큼 묻혀온 낙엽이,


루어 대를 휘두를 때마다 바다에 휘 뿌려졌습니다.




벌써 저쪽에서 우째 아우가 뭘 낚았는지 소릴 지릅니다.


지난여름에 와서 큼직한 광어를 걸었던 이곳,


그놈의 쓸데없는 상념에 잠기느라 자꾸 밑 걸림만 당했습니다.


급하게 빠져나가는 썰물에 뭍에서 묻어온 상념을 떨쳐버려야 하는데...




헤드랜턴을 켜야 하는 어둠이 밀려왔습니다.


포인트를 옮기고 나서야 쓸 만한 우럭씨들이  걸려들고,


천 냥 만큼의 물질로도 못사는


 때 묻지 않은 희열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몇 수나 했을까?...


무인도나 다름없는 곳인 이곳에 인기척이 있고


랜턴 불빛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나 같이 똑같은 병을 앓는 환자들이 또 있나보다...생각하며,


일행과 같이 지척에 왔기에 물었더니,


역시 울 회원인 인천 팀의 NS님이었습니다.




참...내... 


자그마한 지그헤드 마력에 이끌려 형제처럼


끈끈한 정을 나누는 이상한,


그러나 특별한 부류들임에 틀림이 없더군요.


 “민박을 잡아 놓았으니..비박 하지 말고 같이 어울리자며..“


 초면인데 불구하고 부득불 청하는 통에,


 쳤던 텐트며..장비들 챙겨들고


한참을 야간 행군으로 이동 했습니다.


마침 간조 때라 다행 이였지요.




잡은 전리품을 모아 회 뜨고,


예의 그 ㅇㅅㅇ 파티를 벌였습니다.


우리 큰 딸 애보다 나이가 서너 살 더 먹은


그 총각 회원님은 바루컴 스탠다드의 眞人이더군요.


나중에 그 회원 덕에 편안하게 잠시 눈이라도 붙일 수 있었습니다.




기분 좋은 한 잔에 고무되어,


 전투태세를 갖추고 밤 바닷가에 나갔지요.


그러나...


바람...바람...바람..


바람이 터졌더군요.


너울도 심하고...




그래도 광어 포인트니..우럭 포인트니..하며


바람과 너울에 맞서 루어 대를 휘둘렀지요.


끈질기고 큰 믿음으로 한자리에 우뚝 서서 집념을 불태우던


 우째 아우가 그 악조건 속에서도


귀중한 40급 광어를 걸어 올렸습니다.


 


이미 물은 초들물 때가 지나 중들 물때..


너무 심한 바람으로 민박집으로 철수하는데...


그 집념의 사나이‘우럭과 째즈 (우째)’는 그냥


계속적으로 낚시 하겠답니다.




잠시 눈을 붙였는가 싶었는데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


밤을 꼬박 샌 우째아우의 깨우는 전화였습니다.


 벌써 새벽녘...


이미 동녘이 밝아 포인트에 갔더니


물이 이미 중 날물에 바람은 여전한데,


비가 내렸는지 우의 코트를 입은 아우는


여전히 낚시 대를 휘 두르고 있더군요.


참..대단도 하다!


 그리고 멋있다!





딱 일박뿐인 여유가 아침이 오면서 아쉬움을 남기더군요.


이제 또 일상의 분주함으로 돌아가야 하다니..


임무를 다 했으리라 보이는 폐선 한 척을 보니,


다시금 어제 저녁에 기껏 떨쳐버렸던


상념의 파편들이 다시 피곤한 육신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 같았습니다.



 

택시보트를 기다리며 우째아우는 NS님과 긴 얘기를 나눕니다.


낚시에 관한 썰(舌)은 끝이 없나보다....


빈번하게들 드나드는 곳이겠지만,


그래도 기념을 위해 한 컷 남기기 위해 포즈를 취합니다.




철수 길 대호방조제 길을 달리며 억새를 만났습니다.


 앓지 않기 위해 떨쳐버렸던 가을 우수가 또 갑자기 맘에 쌓일까봐


애써 지나쳐버리고 말았지요.


그러나 석문 방조제 길을 나오는데,


또 억새를 만나며 억제하지 못하고  차를 세우고야 말았습니다.


그냥 지나치면 두고두고 후회를 할 것 같았습니다.


고개 숙인 꽃이라도 바람으로 아름답다.


바라보지 않는다고 피어나지 않으랴


비탈에 서있어도 꺾이지 아니하고


이름으로 꼿꼿한 억새 억새꽃이여


아침노을 받아 넘겨 은 억새로 피어나고


석양빛 끌어안아 금 억새로 반짝이네.


......


이오장 詩 중에서


.


.


가을 들꽃들도 만났지요.


.


,



 


이제 한동안은 맘은 있어도 섬엔 못 들어갈 사정입니다.


야밤으로만 시화 거시기 쪽으로는 나가보겠지요.


그래도 그것만으로도 만족하렵니다.


그래야 가을이 가도...


덜 앓겠지요.




들어오신 회우님들 위해 진하고 따끈한  커피 한 잔 올립니다.

 

 



흐르는 곡/Late night serenade

 



정회원게바라(희망봉) 2007.10.12 06:10
억세에 관한 시 한단락이 하루를 편안하게 여는군요.
철야작업을 하다 잠시 눈 붙이고 일어나 형님 조행기를 보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커피 한잔과 음악! 내일 저도 바다에 갑니다^^
주말 잘보내세요^^


  • ?
    정회원바람소리(남성우) 2007.10.12 06:10
    형님, 잔잔한 시를 읽는것같읍니다.멋진사진과 그나이에 어찌 그런 감성을 가지고 있는지요>?ㅎㅎ우쨰아우님..오랫만에 사진으로보네..잘지내는가?
  • ?
    정회원우리네 2007.10.12 06:10
    추억 한페이지 장식하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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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회원에고킬라 2007.10.12 06:10
    제가 경치 좋은 그곳에 있는듯 하네요
    좋은 글 잘읽고 커피 맜이게 들었습니다. ^^*
  • ?
    태안군 2007.10.12 06:10
    몇번 스쳐지나갔던 곳인데...

    바다가 고향이라 그런지... 좋네요.

    국방색 우의가 땡기네요.
  • ?
    정회원흑범 2007.10.12 06:10
    가슴깊이 파고드는 가을의정취!.......

    주체 할 길이 없네요............

    따뜻한 원두 잘 마시고 갑니다..........................
  • ?
    빳데루 2007.10.12 06:10
    마음이 차분해지네요~~ 커피 향 잘 맡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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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회원해떵이[장학동] 2007.10.12 06:10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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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회원마루 짱 2007.10.12 06:10
    멋진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 profile
    정회원첫사랑(김용철) 2007.10.12 06:10
    올만에 멋진 사진과 조행기 입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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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회원피쉬헌터(이은철) 2007.10.12 06:10
    조행기 잘읽고 갑니다..
  • ?
    정회원哲否止 2007.10.12 06:10
    커피 잘 마시고 갑니다 ^^
  • profile
    정회원조태공 2007.10.12 06:10
    가슴 한곳에 구멍이 뚫인것 같습니다.
  • ?
    꿰기 2007.10.12 06:10
    연륜이 묻어 나오는 시같은 조행깁니다...낚시는 저리케 슬로우큌큌인게 지데로 어울립니다. 잘 봤습니다.

    우째형!!!....어부여??....어르신이 자라 허믄 주무시야쥐....히이~
  • ?
    정회원시리우스 2007.10.12 06:10
    마음이 따뜻해지는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 ?
    정회원블루데이 2007.10.12 06:10
    조행기 잘 보고 잘듣고 감니다.
    잘지내시죠! 재대로 연락한번 못들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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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회원푸시맨 2007.10.12 06:10
    그림이 예술입니다.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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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회원우째 2007.10.12 06:10
    동트는 아침바다가 좋아서 그냥 있었습니다. 바람소리형님 안녕하시죠
    바다에서 뵙겠습니다. 꿰기야 배한척 사줘라 어부하게......
  • ?
    정회원김원장 2007.10.12 06:10
    좋은 여행기네요. 나도 언제쯤 훌훌 떨쳐버리고 낚시 한번 할 수 있을런지????
  • ?
    정회원산 타 2007.10.12 06:10
    그림좋습니다......형님 잘 지내시죠?...^^
    우째아우도 잘 지내지???
  • ?
    정회원노이즈 2007.10.12 06:10
    조행기를 읽노라니 같이 바다에 선듯한 여운이..잘 보았습니다.
  • ?
    정회원아우&성 2007.10.12 06:10
    조행기 잘읽었습니다,,,,
    같이 하지 못함이 아쉬울 뿐입니다,,
  • ?
    정회원듀퐁(임주현) 2007.10.12 06:10
    가을 여행 같다온듯한 느낌이 드네요..
  • profile
    정회원낚시광 {남창우} 2007.10.12 06:10
    엮시 형님의 멋진조행과 글을 잘읽고갑니다
  • ?
    정회원노가다 2007.10.12 06:10
    아름다운 하루를 보내신듯 저또한 그 아름다움에 취한듯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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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회원농어맨 2007.10.12 06:10
    또다른가을을 보고 갑니다.환절기 감기조심하세요.
  • ?
    정회원짱짱이 2007.10.12 06:10
    아파서 바닷바람 못쐰지 너무 오래됐는데... 오라버니 조행기 덕분에 함께 다녀온 느낌입니다.
  • ?
    마루 2007.10.12 06:10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이런기분 느끼러 떠나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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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회원무명인 2007.10.12 06:10
    아름다운 글과 아름다운 사진 잘보고 갑니다...
  • ?
    정회원♧나무아들♧ 2007.10.12 06:10
    잘보고 커피 잘마시고 갑니다.
    건강하십시요


  •  


     게바라(희망봉)

    억세에 관한 시 한단락이 하루를 편안하게 여는군요.
    철야작업을 하다 잠시 눈 붙이고 일어나 형님 조행기를 보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커피 한잔과 음악! 내일 저도 바다에 갑니다^^
    주말 잘보내세요^^

      2007/10/12
     바람소리(남성우)

    형님, 잔잔한 시를 읽는것같읍니다.멋진사진과 그나이에 어찌 그런 감성을 가지고 있는지요>?ㅎㅎ우�아우님..오랫만에 사진으로보네..잘지내는가?

      2007/10/12
     우리네

    추억 한페이지 장식하셨네요 ^^

      2007/10/12
     에고킬라

    제가 경치 좋은 그곳에 있는듯 하네요
    좋은 글 잘읽고 커피 �이게 들었습니다. ^^*

      2007/10/12
     태안군

    몇번 스쳐지나갔던 곳인데...

    바다가 고향이라 그런지... 좋네요.

    국방색 우의가 땡기네요.

      2007/10/12
     흑범

    가슴깊이 파고드는 가을의정취!.......

    주체 할 길이 없네요............

    따뜻한 원두 잘 마시고 갑니다..........................

      2007/10/12
     빳데루

    마음이 차분해지네요~~ 커피 향 잘 맡고 갑니다~~ ^^

      2007/10/12
     해떵이[장학동]

    수고하셨습니다..

      2007/10/12
     마루 짱

    멋진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2007/10/12
     첫사랑(김용철)

    올만에 멋진 사진과 조행기 입니다.....1!!!

      2007/10/12
     피쉬헌터(이은철)

    조행기 잘읽고 갑니다..

      2007/10/12
     哲否止

    커피 잘 마시고 갑니다 ^^

      2007/10/12
     조태공

    가슴 한곳에 구멍이 뚫인것 같습니다.

      2007/10/12
     꿰기

    연륜이 묻어 나오는 시같은 조행깁니다...낚시는 저리케 슬로우��인게 지데로 어울립니다. 잘 봤습니다.

    우째형!!!....어부여??....어르신이 자라 허믄 주무시야쥐....히이~

      2007/10/12
     시리우스

    마음이 따뜻해지는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2007/10/12
     블루데이

    조행기 잘 보고 잘듣고 감니다.
    잘지내시죠! 재대로 연락한번 못들이구..

      2007/10/12
     푸시맨

    그림이 예술입니다.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2007/10/12
     우째

    동트는 아침바다가 좋아서 그냥 있었습니다. 바람소리형님 안녕하시죠
    바다에서 뵙겠습니다. 꿰기야 배한척 사줘라 어부하게......

      2007/10/12
     김원장

    좋은 여행기네요. 나도 언제쯤 훌훌 떨쳐버리고 낚시 한번 할 수 있을런지????

      2007/10/12
     산 타

    그림좋습니다......형님 잘 지내시죠?...^^
    우째아우도 잘 지내지???

      2007/10/12
     노이즈

    조행기를 읽노라니 같이 바다에 선듯한 여운이..잘 보았습니다.

      2007/10/12
     아우&성

    조행기 잘읽었습니다,,,,
    같이 하지 못함이 아쉬울 뿐입니다,,

      2007/10/12
     듀퐁(임주현)

    가을 여행 같다온듯한 느낌이 드네요..

      2007/10/12
     낚시광 {남창우}

    엮시 형님의 멋진조행과 글을 잘읽고갑니다

      2007/10/12
     노가다

    아름다운 하루를 보내신듯 저또한 그 아름다움에 취한듯 하나이다...

      2007/10/13
     농어맨

    또다른가을을 보고 갑니다.환절기 감기조심하세요.

      2007/10/13
     짱짱이

    아파서 바닷바람 못쐰지 너무 오래됐는데... 오라버니 조행기 덕분에 함께 다녀온 느낌입니다.

      2007/10/14
     마루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이런기분 느끼러 떠나보고 싶군요.

      2007/10/15
     무명인

    아름다운 글과 아름다운 사진 잘보고 갑니다...

      2007/10/17
     ♧나무아들♧

    잘보고 커피 잘마시고 갑니다.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