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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저편의흔적들/바다루어닷컴에올린글

[바다루어닷컴] 조선(釣仙) 조성(釣聖)의 경지


2006.07.18 13:13



El Condor Pasa - Los Incas {경음악, 연주곡)




조선(釣仙) 조성(釣聖)의 경지



웬만한 낚시사이트에는 한번씩은 소개되는 조사(釣士)들의 고전꺼리가  있습니다.

소설가 이외수씨의 글을 통해 널리 읽혀지는, 우리 선인들이 남겼다는 낚시의 구조오작위(九釣五作慰)라는 낚시인의 등급에 관한 것이지요.

이 등급을 약간 의역 발췌하여 소개하자면....


낚시의 구조오작위(九釣五作慰)

1. 조졸(釣卒) : 행동, 태도 모두 치졸함을 벗어나지 못한 초보의 단계. 낚시 대를 든 것만으로 태공인체 하다가 고기가 잡히지 않는 날은 술에 취해 고성방가 하는 것으로 화풀이를 합니다.

2. 조사(釣肆) : 조사(釣士) 아닌 방자할 사(肆)자가 붙는 단계. 대어를 한두 번 올린 경험만으로 낚시에 대해 모르는 게 없는 듯 기고만장해 하고. 허풍이 세어지기 시작하는 것도 이때 쯤 일입니다.

3. 조마(釣麻) : 홍역을 앓듯 밤이나 낮이나 루어가 눈앞에 어른거리고 주말에 낚시를 못하면 한 주 내내 끙끙 앓습니다. 아내의 바가지도 불사, 친구. 친지의 결혼식 불사, 결근도 불사, 오직 낚시터로 향합니다.

4. 조상(釣孀) : 과부상(孀). 드디어 아내는 주말과부=필수, 주중과부=선택이 됩니다. 생업이 제대로 될 리가 만무, 집에 쌀이 있는지, 자식이 대학에 붙었는지, 아내가 이혼소송을 했는지 어쨌는지 모를 정도가 됩니다.
….
5. 조포(釣怖) : 공포를 느끼고 절제를 시작합니다. 낚시가 인생을 망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낚시 대를 접어두고. 아내와 자식들은 "돌아온 아빠"를 기쁨 반, 우려 반으로 반깁니다.

6. 조차(釣且) : 인생을 망칠지 모른다는 공포로 멀리했던 낚시 대를 다시 찾는 단계. 행동이나 태도가 한결 성숙해져 낚시 대는 세월을 낚는 도구가 됩니다. 그러나 세월을 낚기에는 아직 역부족입니다.

7. 조궁(釣窮) :다할 궁(窮). 낚시를 통해서 도를 닦을 수 있는 수준의 단계. 낚시를 통해 삶의 진리를 하나 둘 깨닫기 시작합니다. 초보 낚시꾼의 때를 완전히 벗어 버리는 것도 이때입니다.

8. 남작(藍作) :인생을 담고 세월을 품는 넉넉한 바구니가 가슴에 있습니다. 펼쳐진 자연 앞에 한없는 겸허함을 느낍니다. 술을 즐기되 결코 취하지 않으며 사람과 쉽게 친하되 경망해지지 않습니다.

9. 자작(慈作) :마음에 사랑이 일고. 거짓 없는 자연과 한 몸이 됩니다. 잡은 고기를 방생하면서 자기 자신까지 방생할 수 있습니다. 욕심이 사라지고 인생의 희로애락이 낚시 대를 타고 전해옵니다.

10.백작(百作) :마음 안에 백 사람의 어른을 만듭니다. 아직도 참으로 배울 것이 많으니, 인생의 지혜를 하나하나 깨우치는 기쁨에 세월의 흐름을 알지 못하고 자연도 세월도 한 몸이 됩니다.

11.후작(厚作) :마음 안에 두터운 믿음을 만드는 단계. 낚시의 도(道)의 깊이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지만 결코 지혜를 가벼이 드러내지 않으며, 몸가짐 하나에도 연륜과 무게가 엿보입니다.

12.공작(空作) :모든 것을 다 비우는 무아의 지경. 이쯤 되면 이미 입신의 경지에 거의 도달한 상태. 지나온 낚시 인생을 무심한 미소로 돌아보며 신선이 되는 때를 기다립니다.

13.조선(釣仙) :수많은 낚시의 희로애락을 겪은 후에 드디어 입신의 경지에 이르니, 이는 도인이나 신선이 됨을 뜻합니다. 낚시 대를 드리우면 어느 곳이나 무릉도원이요, 낚시 대를 걷으면 어느 곳이나 삶의 안식처가 됩니다.

14. 조성(釣聖) : 낚시와 자연이 엮어내는 기본원리를 터득하고, 그 순결함에 즐거워합니다.
간혹 낚시를 할 경우에는 양팔 길이의 대나무에 두꺼운 무명 줄을 감아 마당 수채 구멍 근처에서 파낸 몇 마리 지렁이를 들고 손자 손을 잡고 집 앞의 개울로 즐거이 나갑니다.



우리 회원님들은 각자 어느 단계이신지요?

우리 동호회 회원 분들 중에는 후작(厚作) 공작(空作) 조선(釣仙)의 경지에까지 이른, 본 받을만하며 존경스러운 회원 조사님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내가 조졸(釣卒) 조사(釣肆)의 수준을 못 벋어나는 회원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마음가짐으로 자기 성찰이 필요한 분들도 혹여나 계시지 않나 요?

이글을 올리는 제자신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

그래서 온.오프을 통한 활동에서 덕목을 쌓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사랑하는 회원님들....

바다루어닷컴이라는 훌륭한 동호회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바다루어 조사들이 다  되시길 소망합니다.


공자는‘조이불망(釣而不網)’이라 하여 군자는 고기를 잡되 그물질을 하지 않는다고 했고, 강태공은 강가에서 낚시로 일하면서 천하의 경륜을 탐구하며 아름다운 자연 속에 파묻혀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즐겼다고 합니다.
강태공이 쓰는 낚시 바늘은 미늘이 없이 곧아서 물고기가 낚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강태공이 세월을 낚았다.”라고 말했으며, 이러한 연유로 낚시꾼을 강태공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낚시에 대한 고사를 한 번 더 소개했습니다.


글 덧붙임


‘미늘제거’ ‘치어사랑’ ‘폐납수거’ ‘바다사랑’
바다루어닷컴의 연중 캠페인입니다.

이런 훌륭한 캠페인을 벌일 줄 아는 바다루어닷컴은 조선(釣仙) 조성(釣聖) 및 공자 강태공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심신 연마의 장(場)이 아닐까 합니다. ^^*

글구 조이불망(釣而不網)이란 심오한 뜻의 닉을 쓰는 푸랭아우님 매우 존경합니다.


좋은 오후들 되세요....

(어제 늦은 밤에 올렸었는데 음악 교체하면서 지워져 다시 올립니다.)




정회원가는거야™ 2006.07.18 13:13

음 장가를 못간 노총각이라 조상은 못하구 조마단계인가~ ^^


  • ?
    엔돌핀 2006.07.18 13:13
    난 뭐지.....????
    형님 음악도 좋습니다....^^*
  • ?
    정회원백두산 2006.07.18 13:13
    이렇게 좋은 글을 올려주신 파파장께 감사 드립니다.
    낚씨는 세월을 낚는것이 거늘.......................
  • ?
    정회원바다제비 2006.07.18 13:13
    대충 끼워맞추자면..
    조사쯤..??..
    ㅎㅎ..
  • ?
    정회원서울희망봉 2006.07.18 13:13
    공자님 말쌈이 새롭게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낚시를 한지 이제 한 15~6년 되어가는데
    파파장님의 글을 읽고 보니 이거 아직 쫌~ 멀었다는 생각이 팎.... 드는군요^^
    항상 강태공의 모습을 그리면서도 졸장부의 조과에 얽매여 사는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파파짱님 잘지내시죠.... 언제 인천에 ㅇㅅㅇ 번출할 때 뵙야 되는데... 칠성형님도...^^
  • ?
    정회원부천맨 2006.07.18 13:13
    파파짱님!
    멋쟁이시군요..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잠시후에 찾아뵐께요....
  • ?
    정회원 2006.07.18 13:13
    읽어보니 저는 釣性인거 같습니다.^^
  • ?
    정회원관운장 2006.07.18 13:13
    나를 돌아보는성찰의 시간이돼었읍니다 형님 잘계시죠??
    음악좋구여 늘 감사드림니다